▲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와 전북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방송작가전북친구들’은 지난 9일 오전 전북지방노동위원회 앞에서 A씨에 대한 부당해고·근로자성 인정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방송작가지부>

KBS전주방송총국 보도국에서 일한 <생방송 심층토론> 구성작가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지방노동위원회 판정이 나왔다.<본지 11월22일자 2면 “[‘계약종료’ KBS전주 방송작가] ‘업무목록’대로 물티슈 체크까지 했다” 참조> 지난 3월 중앙노동위원회가 MBC <뉴스투데이> 방송작가 2명에 대해 근로자성을 인정한 데 이어 노동위원회에서 방송작가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받아들인 두 번째 사례다.

12일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지부장 김한별)에 따르면 전북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 9일 작가 A씨가 KBS전주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받아들였다. A씨는 2015년 라디오 방송작가로 입사한 뒤 보도국 콘텐츠 기획자를 거쳐 <생방송 심층토론> 구성작가로 일하다 지난 6월 구두로 계약종료를 통보 받았다. A씨는 계약상 지위와 무관하게 정직원처럼 일했기 때문에 서면이 아닌 구두 통보는 해고요건을 충족하지 않아 부당하다는 취지로 올해 9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다.

윤씨를 대리한 김유경 공인노무사(돌꽃노동법률사무소)는 “심문회의에서 주로 쟁점이 된 부분은 상당한 지휘·감독이 있었는지, 사용자가 업무내용을 지정하고 당사자는 이를 거절할 수 있었는지 여부였다”며 “사용자측은 근로계약 체결이나 4대 보험 적용 여부 같은 형식적 징표를 근거로 근로자성을 부인했지만 지노위는 근로자가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는지 ‘실질’을 살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노무사는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거스를 수 없는 흐름에 따른 상식적 판정”이라며 “다만 개별 노동자들이 노동위원회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노동자 개념을 확대하고 예외적인 경우 회사가 노동자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하도록 책임을 전환하는 방향으로 제도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매일노동뉴스>에 “공영방송사다운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 중노위 재심 신청을 하지 않고 복직 구제명령을 이행하기를 바란다”며 “김의철 신임 사장이 의지를 가지고 방송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나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노위 재심 신청 여부와 무관하게 판정문을 받을 날로부터 한 달 이내에 원직복직과 해고 기간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구제명령을 이행해야 한다. 판정문은 통상 30일 이내 발송된다.

이번 판정이 지역방송국 작가들의 전반적인 노동환경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한별 지부장은 “본사에 비해 열악한 제작비와 인력 부족으로 인해 조연출 업무를 작가가 떠맡는 등 본연의 업무 외에 많은 일을 하며 업무종속성이 강한 특징이 있다”며 “광주·부산 민영방송사에 대한 노동부 근로감독이 실시되는데 이번 판정이 지역 작가의 근로자성 인정과 처우 개선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부는 지난 8월 지역 작가의 처우개선을 공식 테이블에서 논의하자며 KBS와 MBC에 직접교섭을 요구한 바 있다.

 어고은 기자